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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택 사냥꾼
정년보다 더 빠른 은퇴를 위해 재테크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조기 은퇴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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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편의점을 운영하면서 알바생들에게 복지를 제공한다는것이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큰 돈을 버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5인 미만 사업장은 연차가 따로 없고 휴일이나 야간 수당의 개념도 없다. 그냥 와서 일한 시간만큼 시급을 곱해서 준다. 물론 주휴수당이나 퇴직금, 그리고 고용, 산재보험은 들어야한다. 이건 어떻게 알았는지 정말 귀신같이 알아내서 가입시키라고 연락이 온다. 심지어 퇴사 후에 잠깐 펑크난 시간 때우고 간 직원에 대해서도 가입시키라 오니 참 환장할 노릇이었다.

아무튼 부업이기도 했고 처음 해보는 사장 노릇이다보니, 직원들에게도 어느정도 수익에 대한 보답을 하고싶었다.

그래서 명절때 과일을 보냈다.



오픈하고 첫 설날에 천혜향을 모든 알바생들에게 보내줬다. 알바생들이 대체로 어리다보니 부모님들이 더 좋아하셨다. 이 매장을 운영하는 점주가 사람이 괜찮으니 당신들 아이들이 일하는데에도 마음이 놓이셨나보다. 알바생들이 모두 부모님께서 고맙다 전해달라 하셨다 했다. 뿌듯했다.



매년 설날에는 귤 종류를 보냈고, 추석에는 사과를 보냈다. (사과는 인터넷을 통하지 않고 바로 과수원에서 보내 구매 내역이 없다)

그리고 2021년 설날에는 장기 근속중인 알바생들에게 성과급 개념으로 30만원을 따로 챙겨줬었다. 큰 돈은 아니었지만 정말 좋아하더라. 내가 다 뿌듯했다.



그런데 앞서 밝힌바와같이, 2021년 가을부터 경쟁점이 생겨 매출이 크게 하락하여 오히려 손해를 보는 상황이 되었다. 매달 운영을 개인 돈으로 메워가며 버텼다. 그런 와중에 명절이 돌아왔다. 하지만 그동안 주던 것을 안주기는 모양이 이상했다. 매장이 바쁘지 않아 일이 힘들지는 않았겠지만, 매번 명절때 챙겨주던걸 안챙겨주려니 참 개인적으로 그거 얼마나 한다고 하며 계속 챙겨주긴 했다.

하지만 수익이 날때와는 분명 다른 기분이었다.


여기서 느꼈다. 아 복지나 연봉은 함부로 높이면 안되는구나,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게 사업인데 회사도 똑같겠네. 한두해 실적 좋다고 연봉을 높인다거나 새로운 복지 혜택을 늘렸다가는 이거 보릿고개가 찾아오면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겠구나.

이를 잘 보여주는것이 미국의 GM, General Motors 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09/0005146756?sid=110

현대차 노조 무리한 퇴직자 복지 요구, GM파산교훈 잊었나 [사설]

현대차 노조의 '퇴직 후 복지 챙기기'가 도를 넘었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단협 요구안에 25년 이상 장기근속한 정년퇴직자에게 제공하던 '2년마다 신차 25% 할인' 제도를 모든 정년퇴직자에게

n.news.naver.com

최근 현대차 노조 기사에도 언급되었는데,


퇴직자까지 영구적인 복지를 챙겨주다 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한다.

결국 경영자는 잘 될때도 잘 안될것을 대비해야하는 것이다. 물론 직원 입장에서야 돈 잘벌때 많이 땡기고 싶겠지만, 인간 본성상 돈을 못벌때도 잘벌때 기억으로 더 달라고 할게 뻔하다.



편의점을 하면서 다시 한 번 느꼈다. 회사는 직원에게 무작정 퍼줄 수 없다. 내가 더 얻고싶은게 있다면 그 조건을 맞춰줄 다른 곳으로 이직을 하던가 자기 사업으로 직접 얻어라.

posted by 스택 사냥꾼
2023. 6. 26. 10:33 시사 TALK

편의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가 되고나니
매년 여름이 되면 휴가갈 생각에 들뜨는 것이 아니라 최저임금이 얼마로 오를까 걱정하는 시기가 되었다.

올해도 진행중이다.
https://v.daum.net/v/20230626092709005

"최저임금 1만 원 되면 일자리 7만 개 사라져"

"최저임금인 1만원이 된다면 어떻게 사회가 바뀔까요?" 현재 9천 620원인 최저임금이 내년 1만원으로 인상될 경우 일자리가 최대 6만 9천 개 감소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전국경제인연

v.daum.net

특히 올해는 1만원이 넘을것이 유력해보여 상징성이 있는 해다.


최저임금은 위와 같이 올라왔다.

2016 - 2017 440원
2017 - 2018 1060원
2018 - 2019 820원
2019 - 2020 240원
2020 - 2021 130원
2021 - 2022 440원
2022 - 2023 460원

지금 돌이켜보면 2017-2019 기간의 인상률은 엄청났다. 어찌보면 저 시기의 상승률을 기억하며 자꾸 말도 안되는 상승률을 주장하는거 같기도 하다.



이전 글에도 적었지만 알바 시간 쪼개기를 해도 한달 인건비가 500이 나갔다. 그에비해 월세는 100만원 남짓이었다. 나홀로 사장님이 아니고서야 대부분 월세보다는 인건비가 더 나간다. 특히 편의점이나 PC방처럼 장시간 운영하는 업종은 더 심하다.

많은 사람들이 최저임금도 못줄거면 사업하지 마라, 월세는 가만 두고보면서 왜 인건비만 가지고 난리냐 하는데 그건 사업체 운영을 안해본 사람의 의견일 뿐이다.

월세가 비싼곳도 분명 많다. 먹자 상권의 1층 매장은 월세만 400 이상인 곳들도 많고 넓이가 넓으면 더 비싸다. 친척중에 고깃집을 크게 운영하던분이 있는데 월세만 1200만원이었다. 그런데 인건비는 얼마였는지 아는가? 그 규모를 감당하려면 인건비가 4000만원 넘게 든다.

자 그러면 똑같이 5% 올릴때 원세는 60만원 오르는데 인건비는 200만원 오른다. 그런데 똑같이 오르는가 하면 아니다, 인건비가 훨씬 더 오른다. 월세 재계약은 2년 단위이고, 이마저도 2년마다 올리는 경우는 잘 없다. 그 동네 시세가 있기때문에. 그런데 인건비는 그런거 없다. 매년 오른다. 그리고 얼마만큼 오르는지 내가 알 수도 없고 5% 이상 오를 수도 있다. 문재인 정부 시절 2017-2019 기간에는 매년 10% 넘게 올랐다.

친척도 월 4천 나가던 인건비가 5천이 나가게되니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사업을 정리했다.


여기서 두번째 문제가 발생한다. 인건비가 너무 오르니 사업을 접는다. 혹은 인건비 절감 활동을 한다. 친척도 바로 접었던 것은 아니다. 업무 효률화(보통은 그냥 일을 빡쎄게 더 시키는것) 또는 본인이 일 더하기 로 인력을 줄이기는 했다. 하지만 줄이는만큼 본인이 힘들고, 한두해 지나면 절감했던 금액만큼 다시 올라오니 마지막엔 정말 답이 없더라.

이렇게 일자리가 줄어들게된다. 편의점들도 쪼개기를 할 수밖에 없으니 일자리의 질이 낮아진다. 그냥 한군데서 45시간 일하면 되는데, 15시간씩 세군데를 전전해야한다. 주휴수당 감당이 안되기 때문이다.



솔직히 최저임금 협상하면서 20% 올려달라, 한 가정이 먹고 살려면 최소 250만원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인간들을 보면 이렇게 말해주고싶다.

아니 최저임금 받는 편한일(편의점 알바) 하면서 가정을 건사하려는 생각 자체가 틀려먹은거 아닙니까? 그건 너무 도둑놈 심보 아닌지?
그리고 그렇게 돈을 줘야하는거라면, 그 금액을 주장하는 본인이 앞장서서 사업체를 만들고 그 금액을 월급으로 주면서 솔선수범하여, 최저임금은 당연히 올려야 하고, 올려서 줘도 아무 문제가 없다는걸 증명하면 되는거 아닙니까?

그저 주둥이로만 최저임금 안올리면 노동자 다 죽는다 라고 너무 쉽게 말하는것은 아닌지 고민을 해보시면 좋겠다.


올해도 최저임금은 오를것이다. 이 최저임금은 남녀노소, 내국인 외국인, 업종을 가리지 않는다. 편의점에서 계산을 하든 공장에서 빡쎄게 일하든(공장이 좀더 주겠지만) 같은 노동의 가치일까? 그리고 무작정 올리면 사회 문제가 해결될까? 올려서 해결될거면 최저임금을 한 5만원으로는 왜 안올릴까? 하루 8시간 주 20일 일하면 800 버는 사회를 최저임금 인상을 주장하는 분들은 왜 안만들까?

고용주 입장에 서보니 최저임금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되었다. 뭐가 정답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언제나처럼 최저임금같은거 없어도 사람이 필요한 곳에서는 임금을 높여 부르고, 편한 일자리에 대해서는 낮춰 불러 자연스럽게 시장가격이 형성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요즘은 누구에게나 정보가 열려있으니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월급이 정해질것이다.

최저임금에 따른 최저월급이 200만원이어도 페이닥터의 월급은 1500이다. 이는 개원의와 페이닥터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 자연스럽게 형성된 시세이다. 쓸데없는 사회적 소모를 없애고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두면 안될까?

posted by 스택 사냥꾼

편의점 운영을 안해봤다면 모를, 편의점 매출 및 수익 구조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뭐 일반적인 경우의 매출/수익이니 대략 이렇다는 정도로만 받아들이기 바란다. 

대략적인 매출 및 순이익 구조이다. 
일매출 150만원 매장이라면 한달 매출 4500만원, 통상 담배 판매 비율은 40%대이기에 42% 정도로 잡아봤다.
내가 운영하던 매장은 로드샵이어서 차타고 중간에 들어와서 사는 사람이 많아 44~48% 정도를 왔다갔다했다.
동네 아이들이 도보로 이용하는 상권이라면 비율이 좀 낮을 수는 있겠다. 
 
이 경우 담배 매출은 약 1900만원이고, 순이익은 3% 정도 보면 된다. 
일반 매출은 2600만원이고 순이익은 30% 정도 보면 된다. 
 
합하면 840만원정도의 정산금을 받게 된다. 


물론 여기서 끝은 아니다. 
우선 생각보다 비용 나갈것이 굉장히 많다. 
본사에서 연계된 세무사와 노무사 비용이 나간다. 합치면 10만원 정도 된다.
포스기 사용료도 나간다. 
간판 청소 및 집기류 관리점검비용도 나간다. 
물론 카드 수수료도 나간다. 
 
그리고 가장뼈아픈 폐기비용이 나간다. 
폐기는 말 그대로 물건 폐기, 유통기한이 지난 상품을 버리면서 생기는 손실을 말한다. 
월 7만원정도 본사에서 보조해주기는 하지만, 
도시락, 김밥, 삼각김밥, 햄버거, 샌드위치, 샐러드, 튀김류 등 유통기한이 짧은 제품들은 순식간에 폐기로 변한다. 
이런 제품들은 원가율도 높다. 5000원짜리 도시락이면 원가가 2500~3000원은 한다. 
 
매장마다 발주량이 다르겠지만 우리 매장은 한창 매출이 좋을때
도시락 3개, 김밥 10개, 삼각김밥 14개, 햄버거 8개, 샌드위치 8개 정도씩 발주를 넣었다. 
절반만 팔려도 일단 본전치기는 한다는 심정으로 발주를 넣었는데
갑자기 비가 온다거나 날씨가 안좋아지면 진짜 그대로 남아서 버리게 된다. 
 
점주가 공격적으로 발주를 넣는 경우와 소극적으로 넣는 경우에 따라 천차만별이겠지만, 
일반적인 매장의 경우 폐기는 매출의 1~1.5% 정도 나온다고보면 된다. 
 
매출이 4500만원이라면 45~60만원정도가 폐기되는것이다. 엄청난 돈이다. 
순수익의 5%가 넘는 돈이 그냥 버려지는것이다. 


비용만 있는것은 아니다. 
담배회사에서 진열대 판촉비용으로 약간의 금액이 지급된다. 진열대에 광고를 하는 값이다. 
 
그리고 신제품에대한 장려금이라는게 있다. 
새로운 제품이나, 판촉이 필요한 경우 발주를 하면 오히려 돈을 준다. 
예를들어 음료수가 새로 나와서 장려금을 지급한다고하면, 
6캔에 원가 3000원짜리를 발주하면 만원을 주는 식이다. 
 
어떤 제품은 원가보다 작게, 어떤 제품은 원가보다 높게 장려금이 책정되는데, 
판매가 될 것 같은 제품은 일단 발주해서 팔면 장려금을 추가로 얻게되는것이다. 
 
발주 장려금 외에 판매 장려금도 있다. 어떤 제품을 팔면 거기에 추가 성과급 개념으로 지급하는거다. 


실제 매출과 정산금은 이전에 작성했던 글에 표로 정리해놨다. 
https://foretire.tistory.com/420

편의점 운영한 이야기_4 - 돈이 될까?

편의점 개점 계약시 5년이 기본이라고 했는데 왜 4년만에 그만뒀을까? 당연하겠지만 돈이 안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처음부터 안된건 아니다. 그랬다면 더 빨리 닫았겠지. 아프니까 사장이다 카

foretire.tistory.com

생각보다 고정비가 많이 들기때문에 혹시나 창업을 고민하는 분은 어느 정도 매출이 가능할지 생각해보고
얼마나 정산받고 얼마나 남을지 계산해보시라. 
물론 안하는 방향으로 생각하는것을 추천드린다. 

posted by 스택 사냥꾼

편의점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만 늘어놓고있으니 의아한 부분도 있을것이다. 

그렇게 안좋은걸 왜 4년동안 하고있었느냐고 말이다. 

물론 첫번째 이유는 위약금 때문에다. 

5년 계약을 하고 인테리어는 본사 부담 조건으로 진행하다보니, 

향후 예상 손실대비 인테리어 잔존가치가 너무 컸다. 

 

예를들어 매달 100만원씩 (3년차까지는 수익이었다) 2년이 남았는데, 

그럼 2400만원 손실이지만, 현시점 계약을 종료하면 위약금 및 철거비용이 3000만원이 넘는 것이다. 

그래서 쉽게 폐점을 결정하지는 못했다. 

 


물론 다른 이유들도 있었다. 

첫번째로 재미있었다. 

평생 직장인으로 정해진 틀에서만 살아왔는데, 

그래도 이것도 사업이라고 내가 다 책임지고, 내가 원하는대로 운영하는 즐거움이 있었다. 

요즘은 그런 게임들을 많이 안하지만 예전에 타이쿤 게임들이 많았다. 

이런 류의 게임들

레스토랑, 요리 등등 뭔가 직접 운영하는 소셜 게임들 말이다. 

이걸 사람들이 왜 했을까?

경영하고 키워가는 재미로 했을것이다. 

 

그런데 이걸 현실로 하는거다. 그리고 잘하면 돈도 벌린다. 

요즘 Play to Earn 게임도 많으니까 뭐 그런 느낌이라고 보면 되겠다. 

 

두번째로 배우는 것이 있었다. 

뭐 대단한걸 배우는건 아니지만 개인 사업자가 된다는것에 대해 배웠고 많은 것을 느꼈다. 

가장 큰것은 세금이다. 

직장인은 세금을 다 떼고 남은 돈을 쓴다. 

하지만 사업자는 쓸돈을 다 쓰고 세금을 낸다. 

합법적인 선 안에서 비용처리를 하고, 부가세를 돌려받고 이런 경험은 직장인인 나에게 꽤 신선했다. 

그리고 결국에는 사업을 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게 만들었다. 

 

세번째로 편의점이라는 공간과 상품이 재미있었다. 

발주를 하면 물건이 들어온다. 그 물건엔 원가가 따로 있고, 나는 원가로 소비할 수 있었다. 

물론 쿠팡보다 비싼 원가로 들어오는 창렬한 제품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인터넷으로 살 수 있는 최저가보다도 쌌다. 

 

예를들어 편의점 효자상품 생수를 보자. 

500ml 40병에 15900원이다. 한병에 398원이다. 물론 이것도 꽤 싸다. (편의점에서 생수 한병은 요즘 950원쯤 한다)

그런데 편의점에 들어오는 원가는 290원 정도이다. (행사 여부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지만 300원은 넘지 않는다)

 

이외에도 많은 제품을 원가로 납품받아 쓸 수 있는 메리트가 있었다. 

 

마지막으로 유통업의 마진과 수익구조에 대한 감을 잡을 수 있었다. 

처음 편의점을 개점하면 개점 전문 SC(관리자) 가 집중 관리해준다. 

그때 SC가 이런 말을 해준적이 있다. 

 

"편의점 해보시면 다른 상점도 구조들이 다 똑같아서 다 하실 수 있어요, 저도 카페랑 다른 매장 따로 운영해요"

 

편의점의 업무 흐름을 보면

- 발주

- 진열 및 판매

- 정산

이다. 단순하다. 

 

이걸 요식업에 대입해보자

- 발주(식자재 구매)

- 진열 및 판매(조리 및 판매)

- 정산 

 

똑같다. 이 과정에서 매출 원가가 얼마인지, 필요한 인력과 그에 따른 인건비가 얼마인지, 

그리고 월세 등 고정비는 얼마인지 고려하여 손익분기점을 예상하고 사업성을 따지면 되는 것이다. 

 


4년을 종합해보면 분명 난 손실을 봤다. 

하지만 얻은 것들을 생각하면 손실이라기보다는 수업료를 냈다고 생각한다. 

 

혹시라도 편의점 창업을 고려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영상을 보고 접으시길 바란다.

https://youtu.be/XpLZZVygkiU

 

posted by 스택 사냥꾼

분명 편의점은 풀오토가 가능한 형태의 프랜차이즈 사업이기는 하다. 
잘만 된다면야 직장인 부업으로 쏠쏠할 것이다. 
하지만 구조적으로 그렇게 쏠쏠한 매장은 많이 없을 것이다.
아마도 대부분 점주가 몸으로 때우고 때운 만큼 벌어가는 식일 것이다.


장점도 분명히 있다.
앞선 글에서 밝힌바와같이
1. 창업 비용이 그리 크지 않다 : 임대 보증금까지 5천만원 정도로 가능
2. 창업이 쉽다 : 본사에서 알아서 잘 진행해준다.
3. 물류 시스템이 잘 되어있어 물건을 바로바로 채울 수 있다.
4. 홍보할 필요가 없다.
5. 일 자체가 어렵지 않다.
 
이정도의 장점을 생각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이것들은 동시에 약점이기도 하다.


1. 창업비용이 크지 않다?
다르게 생각하면 다른 사람도 쉽게 창업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편의점이 어느정도 자리를 잡고, 동네 사람들 사이에서 편의점 잘된다는 소문이 돌았는지, 
어떤 손님은 편의점 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냐고 물어보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딱 봐도 시원한 매장 안에서 기다리다 손님이 오면 바코드 찍어서 계산만 하면 되니까 편해보였나보다. 
 
진입장벽이 높지 않으니 매장이 추가되는것도 간단한 것이다.
 
 
2. 창업이 쉽다. 
위와 마찬가지로 본사에 창업 의사만 밝히면 어디든 개점을 해주니 진입장벽이 낮은 것이다.
 
 
3. 물류시스템이 잘 되어있다. 
이게 생각보다 큰 단점이 될 수도 있다. 편의점은 보통 하루에 3번 물건이 들어온다. 
내가 운영했던 매장의 경우 당일 발주할 경우 낮시간에 공산품, 저녁시간에 냉장 식품, 다음날 아침 시간에 냉장 식품과 냉동식품이 들어왔다. 
즉, 본사에서는 하루 3번 셔틀버스처럼 배송기사가 배송을 돌고있는것이다. 
이것은 내가 물건을 발주넣지 않더라도 무조건 돌아가는것으로, 고정비가 발생하고있다는 뜻이다. 
 
사실 마음만 먹으면 일주일에 두번 정도만 돌아도 되는데, 김밥이나 햄버거같이 유통기한이 짧은 제품들이 있어 배송기사가 매일 돌고있는것이다. 
 
매일 돌고있으면 재고를 쌓아놓지 않아도 되니까 좋지 않냐고?
그 물류 시스템을 돌리는게 전부 원가에 녹아있다. 
 
시스템에서 물건을 발주할때 보면 매가와 원가가 있다. 고객에게 물건을 판매할 때의 판매가와 내가 본사로부터 물건을 떼어오는 가격인 원가 정보이다. 
그런데 이 원가가 쿠팡 로켓배송 가격보다 비싼 경우가 꽤나 있었다. 
말이 되는가? 나에게 직접 배송오는 가격보다 본사에서 대량으로 구매한 물품을 보내는게 더 비싸다니 
물론 모든 제품이 그런것은 아니지만 이런 제품들이 종종 보였다. 
 
즉 나에게 물품을 넣어줄때 이미 본사는 마진을 포함한 것이다. 거기에다 나중에 정산때도 또 떼어간다. 
 
예를들어 맥주를 예로 들어보자. 요즘엔 보통 4캔에 11000원 하니까 한캔에 2750원인 것이다. 여기서 부가세 10%를 제외하면 실제 한캔의 매출은 2475원이다. 그리고 맥주의 원가는, 물론 제품마다 다른데 대충 1800원 정도로 들어온다. 
한 캔 팔면 675원이 남는거다. 그런데 여기서 본사와 분배를 해야한다. 우리는 68:32로 나눴으니까 내가 459원 본사가 216원을 버는거다.
 
그런데 본사에서 대량으로 구매할때는 1800원보다 더 싸게 들여왔을테니, 
우리한테 보내줄때 한번 판매 정산할때 또 한번 마진을 가져가는것이다. 
 
이런 구조이다보니 점주 입장에서는 마진율이 박하고 남는게 없다는 소리가 나올 수 밖에 없다. 
 
 
4. 홍보할 필요가 없다. 
이는 홍보할 필요도 없고, 내가 홍보를 해도 소용이 없다는 뜻이다. 
나름대로 판촉행사를 여러번 해봤다.
뭘 사면 뭘 끼워준다던가, 가격을 인하해본다던가. 
그런데 아무 소용이 없었다. 
사실 나만해도 편의점에서 캔콜라 하나 더준다고 굳이 더 먼곳까지 잘 안찾아간다. 
그냥 가까운게 최고다. 
편의점 최고의 무기는 입지다. 
이는 홍보로도 뒤집을 수 없으니 점주의 노력이 매출로 연결되지 않더라. 
그저 손님을 기다릴 수 밖에 없는 사업이다. 
 
 
5. 일 자체가 어렵지 않다. 
그러다보니 최저임금을 주게되어있다. 물론 요즘은 이 최저임금조차도 낮지는 않지만. 
최저임금의 일자리이다보니 주로 어린 학생들이나 은퇴 후 소일거리로 일하려는 분들이 대부분인데, 
사실 나이가 많은 분들, 특히 여성분들은 편의점주 입장에서는 최고의 알바생이다. 
대부분 깔끔하시고, 집안일로 단련이 되어서인지 작은 편의점 정도야 청소며 위생관리며 정말 잘하신다. 
 
그런데 어린 친구들은 그렇지 않다. 
하나하나 시키지 않으면 아무것도 안한다. 
처음에 교육시키고 냅두면 쓰레기도 안치우고, 유통기한 체크도 안하고(그냥 두면 진짜 유통기한이 2일 넘게 지난 김밥이 계속 진열되어있다. 다행히 이런 제품들은 유통기한이 지날시 포스기로 바코드를 찍으면 판매 불가 상품이라고 나온다)
정말 아무것도 안한다. 
앉아서 핸드폰보면서 놀다가 손님이 와도 핸드폰보다가 계산해달라고 와서야 계산정도 해준다. 
 
무인으로 운영 가능하다면 안쓰고싶은 경우가 정말 많았다. 


이런 운영적인 측면 외에 세금 처리 문제도 어려움으로 다가왔다. 
사람을 고용해서 월급을 주면, 어떻게 알았는지 보험가입을 시키라고 공단에서 연락이 온다. 
4대보험은 정직원으로(매니저) 등록된 친구만 넣어주고, 보통은 고용/산재보험을 넣어주게된다. 
얼마 안되는 돈이지만, 이것도 근무자가 늘어나면 꽤나 큰 돈이 된다. (물론 작은 돈이지만, 순이익대비 큰돈이라는 의미이다)
 
이외 어려웠던점은 사람관리하는것. 
어쨌거나 편의점 가맹계약시 매일 19시간 오픈하는것으로 계약을 한 것이고, 
장시간 매출이 찍히지 않으면 시스템에서 이상 신호를 본사 관리팀에 보내게된다. 
예를들어서 밤 10시 이후에 매출이 몇일이상 나오지 않으면, 
본사에서 내용증명을 보낸다. 
그냥 확인도 안하고 너네 운영 제대로 안하는거같은데 경고야, 이런식이다. 
아니 사람이 없다구요 해도 경고를 보내고 상생지원금을 까버린다. 
 
그러다보니 운영상 펑크가 없게 하며, 진짜 사람이 없어도 가짜 매출(내돈내고 계산)이라도 찍어야 한다. 
그런데 면단위에서 사람을 뽑아 알바생으로 채용한다는게 생각보다 힘들더라. 
일단 일할 사람도 몇 없고, 면접에서 이친구가 일할 수 있을지 걱정되는 경우에는 채용할 수도 없고, 
채용을 못하면 내가 가서 몸으로 때워야하는 일이 빈번했다. 
 
어느정도 근무 스케쥴이 정착되는가 싶으면 또 누가 그만두고. 
정말 6개월 이상 일정하게 근무자를 유지한 적이 있나 싶다. 계속 누군가 나가고 들어오고, 새로 교육시키고.
우린 매니저에게 신규 근무자 교육도 일임해서 같이 근무하게하면, 
한 명이 일할걸 두명이 일하는 식이니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한 명 채용해서 교육시키는데 10~15만원의 비용이 발생한것같다. 
 
그리고 갑자기 저 내일 못나와요 이러면 그땐 정말 내 개인 스케쥴을 다 버리고 매장으로 가야하는 점도 힘들었다. 


이러한 이유로 지금 다시 괜찮은 자리가 있으니 편의점 해보지 않을래?
라고 물어본다면 내 대답은 무조건 No 인 것이다. 

posted by 스택 사냥꾼

편의점 개점 계약시 5년이 기본이라고 했는데 왜 4년만에 그만뒀을까?
당연하겠지만 돈이 안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처음부터 안된건 아니다. 그랬다면 더 빨리 닫았겠지.

아프니까 사장이다 카페에 가면 여러 상점 양도양수글이 많은데, 오토로 잘 돌아가고 주인이 일하면 순수익 천만원도 넘는다 하면 의심할 필요가 있다. 내가 해보니까 오토로 돌아가면 그냥 돌리면 되는건데 굳이 넘길 필요가 없다.

뭐 물론 출산때문에, 혹은 스트레스때문에 넘길 수도 있겠지만 그건 진짜 100에 1,2명이나 될까? 또는 권리금 장사하는 경우일 수도 있긴 하겠다. 개점하고 자리잡은 후에 권리금받고 넘기고 다시 창업하는 사람들도 있으니까.

아무튼 편의점 개점 후에 자리를 잡고난 후 매출과 실제 정산금을 기록해놨다.


우선 중요한것은 고정비일 것이다. 처음 상가 임대차 계약을 맺었을때를 기준으로 보자면 대략적인 고정비는 다음과 같다.


월 고정비가 645만원이다. 놀랍지 않은가? 사실 난 직장인으로 월급만 받아보다보니 인건비 이외에 뭐가 이렇게 많이 나가는지 생각도 안해봤는데 이런저런 항목으로 고정비가 꽤 높았다. 그중에서도 전기료의 경우 냉난방이 필요없는 봄, 가을의 경우엔 30만원대로 나왔는데(이것도 일반 가정용 전기료를 생각하면 엄청난거긴 하다) 여름철엔 50만원이 훌쩍 넘었다. 요즘은 전기료도 많이 올라서 이번 여름이라면 60만원은 가뿐하게 넘을것같다.

내가 운영하던 매장에는 내부냉동고(비싼 아이스크림 진열용) 1개, 워크인 냉장고(사람이 안에 들어가서 물건 채우는 대형 냉장고)문 4개짜리 하나,  얼음컵 냉동고 1개, 오픈 냉장고 3칸, 일반아이스크림 냉동고 3개가 있었는데 규모에 따라 전기료는 왔다갔다 하겠지만 이게 거의 최소규모일 것이다. (참고로 매장이 16평이었다)

아무튼 고정비가 생각보다 많고 일년에 한번 종합소득세도 내야하는것도 감안해야한다.


그럼 실제 수익은 어느정도였을까?

자리를 잡은 후 1년간의 매출/정산 내역이다.
연초 겨울 이후로는 꾸준하게 월매출 4000만원 이상을 찍었다. 물론 담배를 제외하면 2000만원대이다. 요즘은 많이 알려졌지만 담배는 뻥매출이다. 미끼상품 개념인 것이다. 4500원짜리 담배 한갑 팔면 100원쯤 남으려나 원가 빼고 수수료 빼고 하면 마진율이 3%쯤 된다. 아무리 많이 팔아도 돈이 안된다. 뭐 몇억쯤 팔면 돈이 되겠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아무튼 담배 포함 일매출 140, 담배비율은 40%초반대의 매출이었다. 이정도면 편의점 평균 매출보다는 약간 낮은 수준이고, 월세를 고려하면 꽤 괜찮은 매출이었다.

처음 개점 상담을 받을때 예상매출을 80만원으로 봤는데 140이니 성공적인 안착이었다.

월 고정비가 645만원이고 2020년 월평균 정산액이 726만원이었으니까 월 80만원 정도씩 수익이 난 셈이다.

알바생의 경우 쪼개기를 통해 주휴수당을 피하기는 했지만 매니저를두어 주휴수당까지 지급하고 대신 발주, 현금 정산 등 손이 많이가는 업무를 모두 일임한 풀오토 매장이었는데 말이다.

내가 할 일은 본사에서 돈 정산되면 월급주고, 월세 이체하고 공과금내고, 세무사/노무사에게 세무자료, 노무자료 넘겨주는것 외에는 딱히 없었다. 한달에 4시간 정도만 신경쓰면 되었으니 4시간 부업하고 80만원이면 꽤 괜찮지 않은가?

거기에 해당 지역이 공장 건설 이슈로 유동인구가 늘어난 2021년은 매출이 더 늘었다.(애초에 공장 건설 이슈를 바라보고 출점한 이유도 있었다.)


2021년 9월까지의 매출을 보면 월매출 5000만원을 넘겼다. (6월~9월은 나중에 정리하려다 경쟁점 입점이후로 기입을 안해놨으나 정산금은 매달 정산하느라 적어놨다 ㅜㅠ)

20년 10월 ~ 21년 9월까지로 평균을 내보면 정산금은 770만원 정도였다. 고정비가 645만원이니 120만원정도를 풀오토로 가져갔던 셈이다.

사실 그때는 주위에도 편의점 직장인 부업으로 나쁘지 않다, 혼자는 좀 힘들 수 있고 조력자 한두명만 있으면 편하게 돈 벌 수 있으니 운영해보는것도 나쁘지 않다고 하고다녔다. 물론 최저임금이 계속 오르고 월세 인상 요구도 있어 실제 순이익은 100이 안되긴 했지만, 풀오토니까 수익만 나면 큰 문제는 없었다.

그러다 21년 9월 면단위에서 도보거리에 다른 브랜드의 편의점이 입점했다. 사실 도보거리 외에 차로 5분정도 거리에 편의점들이 생기기 시작하긴 했으나 크게 영향을 미치진 않았다. 하지만 우리보다 좋은 자리에 더 큰 편의점이 생기니 바로 매출에 타격이 오기 시작했다.

21년 10월 정산금이 400대로 줄더니, 폐점 직전인 23년 초에는 100대까지 줄어버렸다. 고정비는 점점 오르는데 수익은 줄어버리니 위약금을 물고라도 폐점하는게 이득이라는 결론이 나왔던 것이다.

고정비가 올라 700수준인데 정산을 200을 받으니 월 500씩 손실이 난 것이다. 회사에서 열심히 일해서 번 돈으로 월세내고 직원들 월급주는 사장 놀이를 한 것이다.


그래서 편의점이 돈이 되냐고? 답은 Yes 되긴 된다. 그런데 돈이 좀 크게 될라치면 하나 더 생긴다. 매출이 늘면 어디서 소문을 들었는지 점포 개발자들이 꼬인다. 그렇게 점포 개발자들이 자리를 봐놨다가 창업 희망자가 나오면 그 자리를 추천하는것이다. 사실 본인이 몸으로 때우면 돈을 가져갈 수는 있고 사인하고나면 본사는 나몰라라니까.

사실 본사는 좁은지역에 점포수가 많을수록 좋다. 어차피 물류 시스템은 돌려야하는데 도는 중간에 잠깐 물건 떨궈주고가면 되니까.

지금 우리가 폐점해서 경쟁점은 매출이 크게 늘었을것이다. 늘었으니 그 점주는 자신이 승리했다고 기뻐하고있을것이다. 무려 1년 반동안 자기 인건비도 못건져가며 경쟁한 보람이 있다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웃긴게 뭐냐하면, 우리가 폐점한다고하니까 해당 지역의 더 좋은 위치에 CU에서 이미 본부임차 자리를 마련해놨다는 것이다. 운영할 사람만 생기면 우리를 물리친 경쟁점보다 더 좋은 위치에 편의점이 또 생기는 것이다. 그때가 되면 우리의 심정을 경쟁점 점주도 느끼겠지. 우리는 그나마 동업으로 리스크가 분산되었고, 운영하는동안 코로나로인해 보조금도 꽤나 받아서 큰 손실 없이 정리하는데 그 점주는 아마 피눈물을 흘리면서 폐점하게될 것이다.

그래서 편의점을 할만한 자리가 나오거나 여건이 된다면 할것인가? 하면 답은 100% No 다.

이건 왜 그런지 다음 글에서 더욱 상세하게 써보겠다.

5부에 계속


posted by 스택 사냥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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