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편의점을 운영하면서 알바생들에게 복지를 제공한다는것이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큰 돈을 버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5인 미만 사업장은 연차가 따로 없고 휴일이나 야간 수당의 개념도 없다. 그냥 와서 일한 시간만큼 시급을 곱해서 준다. 물론 주휴수당이나 퇴직금, 그리고 고용, 산재보험은 들어야한다. 이건 어떻게 알았는지 정말 귀신같이 알아내서 가입시키라고 연락이 온다. 심지어 퇴사 후에 잠깐 펑크난 시간 때우고 간 직원에 대해서도 가입시키라 오니 참 환장할 노릇이었다.
아무튼 부업이기도 했고 처음 해보는 사장 노릇이다보니, 직원들에게도 어느정도 수익에 대한 보답을 하고싶었다.
그래서 명절때 과일을 보냈다.

오픈하고 첫 설날에 천혜향을 모든 알바생들에게 보내줬다. 알바생들이 대체로 어리다보니 부모님들이 더 좋아하셨다. 이 매장을 운영하는 점주가 사람이 괜찮으니 당신들 아이들이 일하는데에도 마음이 놓이셨나보다. 알바생들이 모두 부모님께서 고맙다 전해달라 하셨다 했다. 뿌듯했다.


매년 설날에는 귤 종류를 보냈고, 추석에는 사과를 보냈다. (사과는 인터넷을 통하지 않고 바로 과수원에서 보내 구매 내역이 없다)
그리고 2021년 설날에는 장기 근속중인 알바생들에게 성과급 개념으로 30만원을 따로 챙겨줬었다. 큰 돈은 아니었지만 정말 좋아하더라. 내가 다 뿌듯했다.
그런데 앞서 밝힌바와같이, 2021년 가을부터 경쟁점이 생겨 매출이 크게 하락하여 오히려 손해를 보는 상황이 되었다. 매달 운영을 개인 돈으로 메워가며 버텼다. 그런 와중에 명절이 돌아왔다. 하지만 그동안 주던 것을 안주기는 모양이 이상했다. 매장이 바쁘지 않아 일이 힘들지는 않았겠지만, 매번 명절때 챙겨주던걸 안챙겨주려니 참 개인적으로 그거 얼마나 한다고 하며 계속 챙겨주긴 했다.
하지만 수익이 날때와는 분명 다른 기분이었다.
여기서 느꼈다. 아 복지나 연봉은 함부로 높이면 안되는구나,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게 사업인데 회사도 똑같겠네. 한두해 실적 좋다고 연봉을 높인다거나 새로운 복지 혜택을 늘렸다가는 이거 보릿고개가 찾아오면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겠구나.
이를 잘 보여주는것이 미국의 GM, General Motors 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09/0005146756?sid=110
현대차 노조 무리한 퇴직자 복지 요구, GM파산교훈 잊었나 [사설]
현대차 노조의 '퇴직 후 복지 챙기기'가 도를 넘었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단협 요구안에 25년 이상 장기근속한 정년퇴직자에게 제공하던 '2년마다 신차 25% 할인' 제도를 모든 정년퇴직자에게
n.news.naver.com
최근 현대차 노조 기사에도 언급되었는데,

퇴직자까지 영구적인 복지를 챙겨주다 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한다.
결국 경영자는 잘 될때도 잘 안될것을 대비해야하는 것이다. 물론 직원 입장에서야 돈 잘벌때 많이 땡기고 싶겠지만, 인간 본성상 돈을 못벌때도 잘벌때 기억으로 더 달라고 할게 뻔하다.
편의점을 하면서 다시 한 번 느꼈다. 회사는 직원에게 무작정 퍼줄 수 없다. 내가 더 얻고싶은게 있다면 그 조건을 맞춰줄 다른 곳으로 이직을 하던가 자기 사업으로 직접 얻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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