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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택 사냥꾼
정년보다 더 빠른 은퇴를 위해 재테크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조기 은퇴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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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8. 31. 21:45 시사 TALK

요즘 뜨거운 화두 중 하나는 뭐니뭐니해도 대선 공약 중 하나였던 탈원전일겁니다.

무시무시한 원자력 발전을 포기하고 깨끗한 태양광 풍력 에너지를 활용하자는건데요, 언뜻 들으면 굉장히 좋은 것 같네요. 저도 깜빡 넘어갈 뻔 했습니다.

 

일단 발전소의 용량에 대해 생각해봐야겠네요.

정부의 8차 전력계획수급 초안에 따르면 2030년 최대 전력 요구치는 112.3 GW에서 101 GW로 축소되었습니다. 현재 최대 공급 캐퍼는 97GW 쯤 되고 실제 피크치는 여름철 86 GW 정도입니다.

 

현재로써는 10% 이상의 예비 전력이 있으니 문제가 없습니다. 정부 예측대로라면 2030년 최대치 대비 4 GW 에 해당하는 부족분과 예비 10 GW 를 추가로 건설해내면 문제가 없겠군요. (물론 중간에 가동 중단되는 발전소들이 나오겠지만 감안하지는 않겠습니다.)

 

총 14 GW, 숫자가 어려우니 보통 발전소 용량을 나타내는 MW 로 쓰도록 합시다. 그러면 14,000 MW 에 해당하는 설비가 추가되어야 합니다. 현재 해상 풍력에 쓰이는 풍력 발전기 1기가 5 MW 정도 합니다. 기술이 개발되면 더 높아질 수도 있겠지만 장담 못하는 부분이니 이대로 계산하면 2800개가 필요하네요. 풍력발전소 하나당 20개씩 모아놓으면 전국에 140 군데가 필요합니다. 과연 140군데나 뚫을 수 있을까요? 주민들이 반대할텐데. (가동 중단분까지 감안하면 더 많이 필요하겠지요?)

 

원전 2기 용량이 2800 MW 인데 이걸 풍력으로 대체하려면 560기가 필요합니다. 이거 하나 대체하는것도 큰 도전이 될 것 같네요.

 

물론 태양광 등등으로 분산하면 필요한 부지가 줄어들겠지만 어찌되었건 현재의 신재생 수단으로 전부 커버하기에는 문제가 있어보입니다. 태양광의 경우 밤에는 에너지를 얻을 수 없다는 문제도 있구요.

 

그리고 현재 핫이슈인 전기차의 보급이 점점 늘면 어떻게 될까요? 전력 수요가 정부 예상처럼 얌전하게 오를까요? 전기차 보조금까지 주며 전기차를 장려하는데, 막상 그 전기를 만드는 비용이 증가한다면? 그걸 넘어 전력 수요 감당을 못하게 된다며? 블랙아웃만은 피하면 좋겠네요.

 

현재 신재생 에너지로 분류되는 바이오 매스라는것도 있는데 이게 뭔지 아시면 깜짝 놀랄겁니다. 목재를 베어서 가공하고 남은 찌꺼지들을 압착하여 우드 펠릿이라는걸 만드는데, 이게 바이오 매스에요. 영어로 하니까 그럴듯 하지 실상 옛날 교실에서나 쓰던 화목 난로 연료입니다. 심지어 이걸 신재생 에너지라고 보조금까지 지급하니 해외에서 수입해서 발전소를 돌리고 있습니다. 차라리 석탄을 태우고말지 나무라니 참 웃기죠?

 

이것도 현재 신재생 에너지 비율로 잡혀있는데 실상은 석탄 발전소보다 더 안좋습니다. 석탄은 화학 구성비를 정확히 알기에 산화 후 나오는 산화물도 예상할 수 있어 환경설비를 통해 걸러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드 펠릿은 어떤 나무가 쓰였는지 알 수 없어 모든 경우의 수에 대비해 환경 설비를 더해야 하고 공정도 더 복잡합니다. (순수한 나무가 아니라 가구처럼 코팅되고 페인팅되고 약품처리된 것도 우드 펠릿으로 가공됩니다.)

 

그리고 LNG 발전. 안되면 LNG 발전소 만들어 쓰면 되지!! 하는데 연소하면 질소 산화물이 발생합니다. 그리고 연료 특성상 도심지역에 열병합 발전소 연료로 사용중이고 설비 1개당 발전 용량도 석탄 발전소에비해 작습니다. 아무리 깨끗하더라도 도심 지역에 여러개의 LNG발전소가 생겨야만 한다면, 그것도 그리 좋지만은 않을 것 같습니다.

 

가장 큰 의문점은 최근 개발된 석탄 화력 환경 기술로 현재의 법적 오염물 기준치를 모두 만족하여 운전이 가능하고, 원전의 경우 한국형 원전은 기존 사고가 난 곳들과 기술 적용 자체가 다른데 이마저도 적폐로 몰아가니 참 신기합니다.

 

판도라를 보고 감명을 받아 그런거라면, 드라마의 악녀 연기자가 주변에 지나갈 때 "나쁜년" 이라고 외치며 싸다구를 날리는 분이라고 생각하겠습니다. 현실과 오락 매체를 구분 못하는게 참 어이가 없지만 실제로 그런 분들이 있다고 하니 불가능한 일은 아닐 듯 합니다.

 

어찌되었건 소시민이 이렇게 생각해봐야 대세는 탈원전, 탈석탄이니 별 수 있겠습니다. 그냥 적응하는 수 밖에요. 정치적 포지션에서 탈원전 못하면 꼴이 아주 우습게 될 것이므로 무난하게 탈원전으로 결정될 듯 합니다.

 

게다가 정부는 전기료가 크게 오르지 않을거라는데 5년 정도는 맞는 말일겁니다. 한전 족쳐서 요금 못올리게하면 되니까요. 마침 세일 가스/오일에 의한 저유가시대라 한전으로써도 충분히 가능할겁니다.

 

그 뒤는? 저도 모르겠네요 한전이 손해보고 팔게할지. 아마도 외국인 한전 주주들이 가만히 있지는 않을테지만요.

 

아무튼 서론이 지나치게 길었는데 이제부터 탈원전, 탈석탄이 주식 시장에 미칠 영향을 예상해보도록 하죠. 뭐 단기적인건 이미 표시가 나고있어 예측 할것도 없겠네요. 한전기술, 한전KPS, 두산중공업 모두 직격탄을 맞았죠. 탈원전이 통과되면 직격탄을 한번 더 크게 맞을겁니다. 이미 주가가 떨어졌지만 더 떨어지겠죠. 물론 그때가 저점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더이상 나빠질 게 없는 상태일테니까요.

 

장기적으로는? 제가 가장 걱정하는 부분입니다. 장기적으로 유가가 이 상태를 유지하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현재 중동 지역을 제외한 기타 산유국들은 저유가로 경제에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베네수엘라 같은 경우에는 심각한 상태라고 하는데요, 지금 무너지는 나라들의 공급량이 사라지면 언젠가는 유가가 우상향 할 것이라고 봅니다. 지금은 세일 업체들이 에너지 패권을 잡기 위해 물량공세를 하는 기간이라고 봅니다. 미국의 정치적인 요인도 좀 끼어있다고 보구요.

 

유가가 오르기 시작한다면 어찌될까요? 5,6년 전에는 현재 수조원의 흑자를 내는 한전이 적자기업인 적도 있다는거 아시나요? 에너지 도입 비용은 큰데 단가를 못올리니 적자 내는건 한순간입니다. 하지만 물가도 오르고, 에너지 도입 비용도 오르고, 신재생 투자비용은 크고, 판매 단가를 올릴 수 밖에 없겠죠.

 

단가가 올라가면 가정에서야 뭐 몇 만원 더 내는 수준이겠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그 파급 효과가 장난이 아닐겁니다. 포스코 같은 곳은 전기 잉곳으로 쇳물을 녹여 철강 제품을 만듭니다. 이러한 산업군의 상품 매출원가가 상당부분 뛸 것이라고 봅니다. 이런 산업 기초 자재의 가격이 뛰면 연계된 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고 이는 우리나라의 경기 침체의 도화선이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항상 유가를 주시하며 전력 공급 단가에서 눈을 떼면 안될 것입니다.

 

저같은 경우 유가가 상승하기 시작하면 서서히 주식시장에서 발을 뗄 예정입니다. 하지만 이건 아주 먼 미래의 이야기가 될테니 지금은 그냥 상승장을 즐겨야겠죠? 

posted by 스택 사냥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