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입장문을 굉장히 길게 적었다.
개인적으로 글이 너무 길면 핵심이 흐려진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전체적인 입장은
- 아이가 평소와는 달라서
- 딱 하루 녹음기를 달려보냈는데
- 문제가 있는 대화내용이 있어
- 학교에 선생님 교체 요청을 하였으나 불가하여
- 부득이 변호사 상담 후 고소,
- 하지만 고소가 직위해제인줄은 몰랐다,
- 진정한 사과를 받고싶을 뿐이고
- 여론이 좋지 않으니 탄원서를 내겠다.
이정도로 보인다.
언뜻 보면 선생님이 사과하면 끝나겠네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미 형사소송에 들어간 이상 불가하다.
소 취하가 안되니까 탄원서를 내겠다니 본인도 알 것이다. 형사사건에 사과를 한다? 혐의 인정이다. 혐의 인정이 뭘 의미하는가? 법적 처벌을 받겠다는것이다. 결국 선생님 입장에서는 사과를 하면 범죄임을 인정하는것인데 사과를 해라? 변호사 상담 5군데 받은거 맞나?
아동학대로 고소한 순간 사과같은 말로 끝낼 수 없는 상황이다. 어떤식으로 상담했는지 모르겠지만, "저희는 선생님의 진심어린 사과만 받으면 됩니다" 라고 하지는 않았을거같다. 그럼 변호사가 고소하라는 소리는 안했을테니까.
그리고 딱 하루 녹음기를 딸려보냈는데, 그 이후에 또 딱 하루 녹음기를 딸려보냈다는 궤변을 늘어놓는다. 딱 한번이 보인것만 두번이다. 딱 한번씩 두번 가져갔는데, 공교롭게 한번 걸렸다?(한 번은 고소하느라 직접 밝혔으니 걸린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쉽사리 믿기 어려운 상황이다.
공소장의 녹취 내용을 보면, 학부모로서 억장이 무너질 수 있다고 본다. 특히나 자신의 의사표현이 어려운 자폐이니까. 하지만 이제와서 사과만 받으면 됩니다는 구차한 변명이다. 변호사 5명 상담을 받았는데 일이 이런 방향으로 흘러갈지 몰랐다? 그 5명의 변호사가 누군지 밝히고 변호사들 밥줄 끊어야 할 정도 아닌가? 변호사가 고소 이후 어떻게 흘러갈지 말도 안해줬다는거 아닌가?
주변에 자폐 스펙트럼의 아이를 키우는 집이 있다. 정확하게는 아스퍼거 증후군이다. 다행히 지적 능력에는 문제가 없어 특정 분야에서는 보통 아이들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하지만 사회생활 측면에서는 가르칠것이 너무 많고 학습이 잘 되지 않는다.
예를들어 "식당에서 뛰거나 시끄럽게하면 안돼" 라고했을때 보통의 아이들은 어느 식당에서든 그러면 안된다고 받아들일것이다. 하지만 이 친구는 동네 삼겹살집에서 그런 소리를 들었다면 딱 그 장소에서만 국한되어 받아들인다. 다른 식당에 가면 그 제한은 적용되지 않는것이다.
이렇다보니 부모는 어디를 갈때마다, 상황이 조금이라도 바뀌면 다시 훈육을 해야한다. 생활 반경을 벗어난 지역으로 여행을 가면 모든것이 초기화다. 그렇다보니 아무리 사랑하는 아이라 하더라도 짜증섞인 말이 나올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아이를 사랑하기때문에 훈육을 할 수 밖에 없고, 훈육을 하다보니 감정이 오르는것이다. 애정이 없으면 그냥 놔버릴테니.
나는 주호민 이슈 초기, 주호민 자녀의 자폐 수준은 아니지만 이처럼 비슷한 상황의 가정을 알고있어 주호민의 대응에 의문이 들었다. 그나마 말을 알아듣는 아스퍼거 증후군의 아이도 다루기 힘든데 유급이 필요할 정도의 아이를 감정의 요동없이 다루기를 바란다고? 주호민 부부가 단 한번도 아이에게 감정적으로 대하지 않았다면 인정할 수 있을것이다.
하지만 같은 부모로서 나에게 아이에게 평생 감정적으로 훈육한 적이 없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그게 가능하다는 인간이 있다면 애가 없거나 애를 사랑하지 않는거라고 답하겠다. 내 평생의 육아 과정에서 화났을때 감정적인 부분을 발췌하면 나도 아동학대를 했다는 결론이 날 것이다.
녹취파일을 듣고 화가나서 일을 급하게 처리하고자했기때문에 상황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고 일이 여기까지 흘러온것같다. 솔직히 공론화되지 않았다면 선생 하나 조지고 주호민 가족에게는 큰 문제가 없었을 수도 있다. 물론 다른 학부모들과의 관계때문에 전학은 갔겠지만, 아무튼 입장문을 발표하고 관련 기사로 도배되는일은 없었을것이다. 실제 그 이전엔 이런 일이 있는지도 몰랐으니까.
이 이슈를 보고 드는 생각은, 말로 풀 수 있는걸 법으로 풀지 말자. 긁어 부스럼이라는 말이 너무나 잘 어울리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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