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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택 사냥꾼
정년보다 더 빠른 은퇴를 위해 재테크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조기 은퇴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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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7. 15. 00:03 시사 TALK
지방에서 대학 진학 후 신입생때의 기억이 선명합니다. 당시 드라마나 뉴스에서나 보던 데모 장면이 학교 안에서 펼쳐졌었죠. 한총련계열의 총학생회가 장기집권하며 모교는 시위의 성지와도 같은 곳이었습니다. 학교 어디에나 반미 현수막이 걸려있었구요.

학교 대운동장에는 어디서 온지 모를 수많은 사람들과 깃발이 나부꼈고 학교 안에는 지명수배된 학생들이 숙식을 해결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신입생이기도 했고 왜 반미를 해야하는지도 이해가 안가서 관심은 전혀 없었지만 지하철 출구마다 전경 한소대씩 배치가 되있어 무슨 일이 있나보다 하는 정도는 알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대는 이미 밀레니엄을 맞이한 때였고 사회주의는 이미 도태되고있었으며 수많은 미국과의 교류로 아무 명분이 없는 투쟁일 뿐이라는것을 대부분의 학생들이 느끼고 있었습니다. 이전까지 총학생회 선거를 하면 단독 후보(한총련계열)가 나와 찬반 투표를 해왔습니다만 2학년때는 아무런 정치활동을 하지 않은 선배들이 출마를 했습니다.

이들은 대부분의 학생들은 반미 운동에 관심도 없는데 한총련 학생회에서 학교의 의견을 대변하듯 학생운동에 너무 열을 올린다는점을 비판하며 학생운동하는 1%가 아닌 나머지 99%를 위한 학교를 만들겠다고 공약을 내걸었습니다.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투표 결과 압도적인 차이로 당선되었고 한총련 학생회는 와해되었습니다. 이제 더이상 대운동장에서 시위를 벌이는 일은 없었으며 건물 외벽에 붙은 반미 현수막도 하나씩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학교 건물도 리모델링되어가고 책상도 교체되었습니다. 아주 바람직한 방향으로 흘러갔죠.

이렇다보니 다음해도, 그 다음해에도 이들의 뜻을 이은 후보들이 잇따라 당선되었습니다. 이제 한총련 계열 학생회는 다시 들어설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던 어느해,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학생회장이 축제때 주변 상인들로부터 받은 스폰서비를 개인 계좌로 받아 일부를 횡령한 것이 발각되었습니다. 학생들의 반발은 강렬했고 학생회장직을 내려놓고 횡령액은 변제하며 군대에 가는 것으로 일단락 되었습니다. 하지만 다음해 이 사건으로 한총련 계열 학생회가 다시 출범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물론 예전처럼 시위하고 도망다니는 일은 없을것이라 공약했고 그대로 지켰기 때문에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았습니다.

이와같이 권력은 하루 아침에 바뀔 수 있는 것입니다. 어떤 사건이 트리거가되어 급격한 상태 변화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박근혜 정권도 세월호로 잃은 민심에 최순실이 기름을 들이부어 철옹성같은 영남의 지지 기반이 한순간에 무너져 내렸습니다.

이번 정권도 마찬가지일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언제까지 오냐오냐 하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못하면 못한다 질책할 것이고 어떤 사건이 발생하여 지지 기반을 한번에 날려버릴 수도 있습니다. 물론 전 그 사건에 경제 관련일 것이라 예상합니다. 북한 문제에 너무 심취한 지지율만 보고 나머지 문제들도 자신들이 잘 하고 있다는 착각 속에서 일을 하는듯 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각종 지표들이 점점 하강하는데 무더운 짐을 더 얹고 있습니다. 요즘 정부 하는 것을 보면 순수함을 잃고 학생회를 무너뜨린 안일함이 보입니다. 학생회조차 4년 정도는 갔는데 1년만에 이렇게 됐다는 점이 참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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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스택 사냥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