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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업으로 편의점 운영한 이야기_6 - 좋은 점이 있을까?

스택 사냥꾼 2023. 6. 21. 14:29

편의점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만 늘어놓고있으니 의아한 부분도 있을것이다. 

그렇게 안좋은걸 왜 4년동안 하고있었느냐고 말이다. 

물론 첫번째 이유는 위약금 때문에다. 

5년 계약을 하고 인테리어는 본사 부담 조건으로 진행하다보니, 

향후 예상 손실대비 인테리어 잔존가치가 너무 컸다. 

 

예를들어 매달 100만원씩 (3년차까지는 수익이었다) 2년이 남았는데, 

그럼 2400만원 손실이지만, 현시점 계약을 종료하면 위약금 및 철거비용이 3000만원이 넘는 것이다. 

그래서 쉽게 폐점을 결정하지는 못했다. 

 


물론 다른 이유들도 있었다. 

첫번째로 재미있었다. 

평생 직장인으로 정해진 틀에서만 살아왔는데, 

그래도 이것도 사업이라고 내가 다 책임지고, 내가 원하는대로 운영하는 즐거움이 있었다. 

요즘은 그런 게임들을 많이 안하지만 예전에 타이쿤 게임들이 많았다. 

이런 류의 게임들

레스토랑, 요리 등등 뭔가 직접 운영하는 소셜 게임들 말이다. 

이걸 사람들이 왜 했을까?

경영하고 키워가는 재미로 했을것이다. 

 

그런데 이걸 현실로 하는거다. 그리고 잘하면 돈도 벌린다. 

요즘 Play to Earn 게임도 많으니까 뭐 그런 느낌이라고 보면 되겠다. 

 

두번째로 배우는 것이 있었다. 

뭐 대단한걸 배우는건 아니지만 개인 사업자가 된다는것에 대해 배웠고 많은 것을 느꼈다. 

가장 큰것은 세금이다. 

직장인은 세금을 다 떼고 남은 돈을 쓴다. 

하지만 사업자는 쓸돈을 다 쓰고 세금을 낸다. 

합법적인 선 안에서 비용처리를 하고, 부가세를 돌려받고 이런 경험은 직장인인 나에게 꽤 신선했다. 

그리고 결국에는 사업을 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게 만들었다. 

 

세번째로 편의점이라는 공간과 상품이 재미있었다. 

발주를 하면 물건이 들어온다. 그 물건엔 원가가 따로 있고, 나는 원가로 소비할 수 있었다. 

물론 쿠팡보다 비싼 원가로 들어오는 창렬한 제품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인터넷으로 살 수 있는 최저가보다도 쌌다. 

 

예를들어 편의점 효자상품 생수를 보자. 

500ml 40병에 15900원이다. 한병에 398원이다. 물론 이것도 꽤 싸다. (편의점에서 생수 한병은 요즘 950원쯤 한다)

그런데 편의점에 들어오는 원가는 290원 정도이다. (행사 여부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지만 300원은 넘지 않는다)

 

이외에도 많은 제품을 원가로 납품받아 쓸 수 있는 메리트가 있었다. 

 

마지막으로 유통업의 마진과 수익구조에 대한 감을 잡을 수 있었다. 

처음 편의점을 개점하면 개점 전문 SC(관리자) 가 집중 관리해준다. 

그때 SC가 이런 말을 해준적이 있다. 

 

"편의점 해보시면 다른 상점도 구조들이 다 똑같아서 다 하실 수 있어요, 저도 카페랑 다른 매장 따로 운영해요"

 

편의점의 업무 흐름을 보면

- 발주

- 진열 및 판매

- 정산

이다. 단순하다. 

 

이걸 요식업에 대입해보자

- 발주(식자재 구매)

- 진열 및 판매(조리 및 판매)

- 정산 

 

똑같다. 이 과정에서 매출 원가가 얼마인지, 필요한 인력과 그에 따른 인건비가 얼마인지, 

그리고 월세 등 고정비는 얼마인지 고려하여 손익분기점을 예상하고 사업성을 따지면 되는 것이다. 

 


4년을 종합해보면 분명 난 손실을 봤다. 

하지만 얻은 것들을 생각하면 손실이라기보다는 수업료를 냈다고 생각한다. 

 

혹시라도 편의점 창업을 고려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영상을 보고 접으시길 바란다.

https://youtu.be/XpLZZVygki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