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투자이야기/자영업 이야기

편의점 운영한 이야기_2 - 어떻게 시작할까?

스택 사냥꾼 2023. 6. 16. 14:24

우선 편의점을 선택한 이유는, 

가장 흔하겠지만 지인이 하고있는데 할만하다 라는 소리를 들어서였다. 

매장 오픈 초기에는 좀 고생스럽지만, 알바생들 세팅되고 하면 크게 관리하지 않아도 돌아간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도 한 번 해보자 라는 생각을 아주 쉽게 했다.


편의점 자리를 찾는 방식은 크게 두가지가 있다. 

편의점 본사에서 이미 자리를 잡아놓은곳을 받아 운영하는 본부임차, 

내가 자리를 찾아서 점포개발자에게 의뢰하는 방식

 

본부임차의 경우 점포개발자들이 될법한 자리를 먼져 잡고 

운영하겠다는 점주가 나오면 그 자리를 전대차 식으로 넘겨주는 식이고,

내가 자리를 찾는건 말 그대로 원하는 상가에 담배권이 있다면 진행 가능한 방식이다.

 

난 우선 편의점이 없는 지역 위주로 자리를 보러다녔고, 

면단위 지역에 편의점이 없는것을 확인하고 적당한 자리를 찾아 편의점 본사에 사업성 평가를 의뢰했다.

물론 난 될 자리라고 보고 의뢰했지만, 본사에서는 주위 편의점의 일매출 등을 근거로 대략적인 예상 일매출을 뽑아주는데, 일매출 80정도밖에 안나올것같다고 다시 한 번 생각해보라고 했다.

 

뭐 난 내가 잡은 자리가 될것같으니 그냥 진행시켜달라고했다. 

그리고 여기서 다시 선택의 기로에 서게되는데, 

인테리어비용을 내가 댈 것인지, 아니면 본사에서 지원하는 방식으로 할지 정하는 것이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내가 인테리어비용을 대면 내돈이 나가는 대신 정산비율이 높고, 

본사에서 진행할 경우 초기비용은 적게드는대신 정산비율이 낮아진다.

 

4년전이라 가물가물하지만, 인테리어비용을 부담하면 내가70 본사가 30이 기준이 된다했다.

본사에서 부담할 경우 내가 65 본사가 35를 가져간다. 

 

즉 매출이익이 1000만원이라면 내가 650, 본사가 350 가져가는식이다.

난 초기 투자비용을 최대한 줄이기위해 본사에서 부담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다시 여기서 선택의 기로에 서는데 19시간 오픈을 할 것인지 24시간 오픈을 할 것인지 선택해야한다.

24시간 오픈시 정산비율이 좀더 올라가고, 전기료 지원등의 혜택이 있으나, 

새벽까지 근무할 근무자를 그 면단위에서는 구할 엄두가 나지 않고,

집에서 비교적 먼 거리의 매장이기때문에 갑자기 근무자 펑크가 날 경우 대응이 안될것같아 19시간으로 선택했다.

 

19시간 오픈의 경우 새벽 5시 오픈, 12시 마감 또는 6시 오픈 새벽 1시 마감하면 되나, 

늦은 저녁이나 이른 아침의 경우 손님이 없어 1시간 정도씩은 유동적으로 변동했다.

(초기엔 19시간 꽉꽉 채웠는데 사람이 없으면 돈아깝고 시간아깝다)

 

그리고 다른 편의점 본사(GS)에도 컨택해서 이 조건이면 정산비율을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도 의뢰했다. 

두군데를 경쟁붙여 최대한 좋은 조건으로 맞추기 위해서였다. 

GS에서는 이러저러한 조건을 붙여 70:30까지 맞춰줄 수 있다고 했고, 이를 CU본사로 들고가서 네고를 했다.

CU에서는 최초 65:35에서 68:32까지 가능하다고했다. 

 

기존에 추천한 지인이 CU를 운영하고있고 조언을 받을 수 있어 CU로 최종선택했다. 

데크까지 정비하고 오픈한 모습


개점이 결정되면 여러가지 서류작성을 하게된다. 

우선 사업자등록을 해야하고, 튀김같은 즉석식품을 판매할 경우 휴게음식업도 등록해야한다. 

뭐 이런건 본사에서 알아서 준비해주고 사실 도장만 찍으면 된다. 

 

그리고 초기 개점비용으로는 3000만원정도가 들어갔다. 

인테리어비용은 본사에서 대주는 구조이고, 안에 들어가는 집기들도 본사에서 지원해준다. 

물론 그냥 지원해주는것은 아니고, 초기 비용을 5년간 감가로 처리하는 구조이다. 

 

편의점은 기본 5년단위 계약이다. 그렇기때문에 신중하게 개점해야한다. 

시작하자마자 아 이건 아닌거같은데? 하고 중도 계약 파기를 할 경우 

이렇게 초기에 지원해준 인테리어비용과 집기 비용을 남은 잔존가치만큼 토해내는것이다.

 

아무튼 기본 집기 이외에 이것저것 들어가는 물품들, 금고, 유니폼, 기타 등등으로 5~600만원정도 소요되고,

초기 진열 물품 대금으로 2000만원정도 납입했다. 

 

뭐 물품 대금의 경우 추후 폐점시 어떻게 처리되는지 설명하도록 하겠다. 간단히 말하면 내돈으로 물건을 사와서 넣어놓은 셈이다. 

 

처음 서류 작성시 당연하게도 상세 계약 내용을 제대로 읽어보지는 않았는데, 

혹시나 편의점 개업을 생각한다면 꼭 읽어보고 사인할 것을 추천한다.

사실 큰 내용은 없는데 나중에 내 발목을 잡는 내용들이 있었다. 

대략적으로 설명하자면

- 점주는 성실하게 매장을 운영한다 = 계약된 시간을 꽉꽉채워 오픈해라, 장사가 안되도 오픈해라

- 미진한 부분이 생기면 경고할 수 있고, 경고 2회부터는 본사 마음대로 계약을 파기할 수 있다.

- 이렇게 계약이 파기되면 기간에 따라 감가되는 비용들에 더해서 페널티를 부과하면서 계약을 파기할 수 있다

 

이 항목을 처음엔 그냥 대충 흘려들었는데, 이 시리즈의 끝쯤에서는 어떻게 작용하게되는지 적나라하게 들어나게 되는 내용이다. 

 


이렇게 계약도 하고, 사업자도 내고, 담배권도 신청하고 하면 총 2달 정도의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 

더 당기면 당길수도 있지만 인테리어 기간까지 고려하면 2달 정도의 시간이 있어야 넉넉하게 준비할 수 있다. 

 

물론 이 전에 상가 임대부터 해야하는데, 상가는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 50만월, 관리비 3만원으로 계약했다. 

즉 보증금2000 + 초기투자금 3000 = 토탈 5000만원으로 창업이 가능한 것이다. 

 

난 리스크 분산을 위해 친구들과 총 3명이 같이 동업으로 오픈했다. 

평생 월급쟁이로 살다가 자영업을 하기 겁났던 부분도 있고, 

편의점의 경우 근무자가 펑크나는경우 결국 점주가 가서 일할 수 밖에 없어 혼자서는 그 리스크를 감당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2달간 상가 임대차 계약을 하고, 편의점 본사와 가맹계약을 맺고, 인테리어를 하고, 

드디어 오픈을 하게 되는데...

 

3부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