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분양원가 공개에 대해

스택 사냥꾼 2018. 9. 7. 08:19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건설원가를 공개하겠답니다. 뭐 다른 폭락론자들도 마찬가지로 공개하라하고있구요. 부동산 억제를 위한 조치 중 하나로 원래 이렇게 싸니까 비싸게 사고팔면 안된다는 메세지를 주고싶은가봅니다.

그런데 이게 과연 효과가 있을까요? 일단 상품이라는게 원가+적정마진으로 팔리는데 이 적정마진이라는 개념이 명확하지 않습니다. 정교한 기술로 만들어진 세이코 키네틱 시계는 100만원이면 삽니다. 그런데 롤렉스는 최소 1000만원을 줘야합니다. 그 위로 파텍 필립은 억단위로 줘야합니다. 대체 이 차이는 어디서 오는 것이며 이게 정당하지 않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가격 책정은 공급자 마음이고 사고 말고는 구매자 마음입니다. 너무 비싸다 생각하면 대체제를 구매하면 됩니다.

부동산도 마찬가지입니다. 반포가 비싸면 잠실로 가면 됩니다. 잠실이 비싸면 마포로, 마포가 비싸면 영등포로, 영등포가 비싸면 관악으로 가면 그만입니다. 관악 아파트가 비싸면 빌라, 도생주택으로 가면 되고 그것도 비싸다면 경기도로 가면 됩니다. 대체재는 널리고 널렸는데 이 적정 마진이라는 것을 누가 정해줄 수 있을까요?

그리고 원가는 건설원가만 있는것이 아닙니다. 실제 거래되는 아파트의 대부분은 건설사와 개인간의 거래가 아닌 개인대 개인의 거래입니다. 개인간의 거래에서의 원가는 다음과 같을것입니다.

취득가액 + 취등록세 + 복비 + 보유기간 재산세/종부세 + 투입 금액에 대한 금융비용

여기서 취등록세는 우리나라의 경우 꽤나 높은편입니다. 10억짜리 아파트 매매시 4000만원 가까이 있어야 거래가 진행됩니다. 거기에 보유세(재산세+종부세)를 계속 높이려고합니다. 이렇게 불어난 부대비용을 시세차액으로 퉁치려고하니 이젠 양도세를 엄청나게 매깁니다. 일단 사는 순간 최소 5000은 붙여야 본전입니다.

분양원가는 HUG를 통해 어느정도 통제가 되고있습니다. 그런데 개인간 매물에서 원가는 정부가 계속 높이고 있습니다. 취등록세로 뽑아가고 양도세로 뽑아가니 매도자 입장에서는 적정 마진 확보를 위해 가격을 높을 수 밖에 없습니다.(인간은 원래 손실을 실현하는걸 꺼리므로)

현재의 정책은 모두 이 원가라는것을 높이는 방향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자기들이 가격을 높여놓고 왜 투기꾼 탓을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엄청난 세금 부양을 함에도 재정이 남는것은 부동산에서 발생한 세금 덕분일 것입니다. 그 돈을 다시 풀어 돈 가치도 떨어뜨리고 덕지덕지 붙은 세금때문에 아파트 원가도 오르고 이중으로 펌핑을 하고있는건 본인들입니다.

누차 이야기하지만 본질을 모르는 인간들이 운전대를 잡으니 헛발질이 계속되는것입니다. 다음 대책도 대부분 헛발질일텐데 이번엔 어떤 우스꽝스러운 대책이 나올지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