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 욜로

스택 사냥꾼 2018. 9. 2. 01:24
어렸을때 살던 주공아파트 기억이 납니다.
복도식이었고 안방, 작은방이 있고 작은 부엌, 그리고 작은 거실과 베란다, 화장실로 구성된, 정확하지는 않지만 14평정도 되는 아파트였습니다.(지금은 재건축되었습니다) 물론 엘레베이터는 없었지요. 지금은 재건축되어 새아파트가 되었습니다.

부모님이 딱 지금의 제 나이때 사셨으니 저도 그곳에 지금 산다는 상상을 해본다면, 글쎄요 못살것 같습니다. 20평 아파트도 작아서 못살겠다 소리가 나오는데 14평이라니요 혼자 사는것도 아니고.

이렇듯 생활 수준이 30년새 크게 향상되었습니다. 특히나 베이비부머들이 차례로 경제적 성장을 이루어 어느 정도 커서는 꽤 괜찮은 유년시절을 보낸 세대들은 기성세대들의 생활 수준이 당연한 것처럼 느껴질 것입니다. 저만 해도 10살때는 30평대 아파트에 살기 시작했으니까요.

이렇게 경제적으로 성장해가는 부모님들을 본 우리 세대가 지금의 사회에 맨몸으로 나온다면 큰 충격을 받을 것입니다. 고시원같은 생활 환경에 매년 잘 오르지도 않는 낮은 임금까지. 경제가 눈부시게 성장하던 그때처럼 성장할 수 없기에 내 생활 수준은 더디게 좋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때 누군가 인생 뭐 있어? 즐기면서 살아 라고 속삭여줍니다. 생각해보니 맞는것 같죠. 티끌모아 티끌,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진짜 늦는다. 어차피 싸들고 저승갈거 아니니 다 써버리자 욜로~ 이렇게 되는 것이죠.

커피를 마셔도 스벅에 가야하고, 차를 사도 독일 3사, 여행은 비행기타고 해외에 가는 것이 당연한 세상에 되어가는 것입니다. (물론 능력이 되는 경우)

그럼 집은 어떨까요? 능력이 안된다면 모르겠지만 된다면 가능한 커뮤니티 시설, 조경이 잘 되어있는 메이저 건설사의 신축 게다가 역도 가깝고 교육 환경도 좋고 주변에 공원도 있고 이런 좋은 것을 찾게됩니다. 예전에야 형편에 맞춰 단칸방에서도 살고 했는데 지금은 저금리에 대출도 땡길 수 있고 이미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부모님을 둔 집도 많으니 비싸도 좋은게 인기가 많게 되는 것이죠.

돈이 없는 사람들은 난 돈이 없지만 좋은 곳에 살고싶은데 너무 비싸다. 대통령님 좋은 집에 살고싶습니다 싸게 만들어주세요 라고 땡깡을 부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좋은 곳의 아파트는 이미 거주의 개념을 넘어 사치의 개념으로 가고있습니다. 노도강의 4억 집에 사는 것과 강남의 30억 집에 사는 것이 과연 26억 어치의 가치 차이가 있을까요? 정량적으로는 당연히 그정도 차이가 없을것입니다. 하지만 정성적으로는 가치가 있기때문에 그런 가격 형성이 되는 것이겠죠. 가방 하나에 5천만원, 시계 한점에 2억이나 할 이유는 없지만 사치제의 영역으로 가면 안될 이유도 없습니다.

예전에 비바람, 추위만 피하면 되던 주거환경이 이젠 가치라는것을 부여하기 시작했습니다. 어차피 한 번 사는 인생 좋은 곳에서 편히 살아야 하는 것이죠. 따라서 현재 많이 올랐으니 꼭지다, 아직 오르지 않았으니 곧 오를거다 라는 접근은 대단히 위험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오르지 않은 것은 현재 가치도 없고 미래 가치도 없을 확률이 높습니다. 현재는 별볼일 없어도 미래에 가치가 있다면 누구든 와서 가격을 지불할 것입니다.

이젠 단순히 먹고, 자는 공간으로서의 집이 아니라 살고싶고, 남들에게 돋보이고 싶은 공간으로서의 집으로 접근해야 실거주로도, 투자로도 성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