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TALK

비트코인 돌풍

스택 사냥꾼 2017. 12. 9. 09:33
우선 가상화폐의 원리를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 근본적인 가치에 대해 논하지는 않겠습니다.

하지만 최근 비트코인의 상승세는 단순 투자 대상으로 봤을 때 우려스러운것이 사실입니다.

비트코인 1일 차트입니다. 2500만에서 1700만까지 갔다가 다시 2000만원으로 돌아왔네요 그것도 하루만에. 물론 비트코인이 한개씩 거래되는것이 아니라 소수점으로 쪼개어 거래가 되므로 퍼센테이지로 접근한다면 고점대비 -30%정도에 저점대비 +15%정도로 주식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움직임이긴 합니다.

3개월 차트를 봐도 600만 정도에서 고점 2500만, 그러니까 4배정도 오른 것이니 여느 코스닥 급등주 정도의 수준이라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비트코인 광풍은 코스닥 종목들과는 조금 다른 점이 있다고 봅니다. 미래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으로 급등한다는 점은 동일합니다. 그러나 주식의 경우 잘못된 예측이라해도 실질적인 실적 예측에 따라 움직입니다. 예를들어 신라젠의 경우 항암제가 임상 승인을 받을 경우 투약 비용이 얼마이고 대략 연 몇명이 투약을 받아 매출이 얼마가 발생하고 그중 제약회사의 영업이익률이 얼마이니 순이익이 얼마가 나오고 그에 따라 제약회사 PER이 얼마이니 대략 시총 얼마까지 갈 수 있다는 식으로 주가가 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비트코인의 경우 각국의 정부가 통화량을 지속적으로 늘려 통화가치가 떨어지는데 비트코인은 정해진 양만 발행되기때문에 가치가 떨어지지 않는다는 논리와, 초국가적인 화폐로 환전이 필요 없고 정부의 규제를 받지 않는다는점에서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사실 여기엔 커다란 맹점이 있는데, 초국가적인 화폐가 인정되려면 전 세계의 단일 정부가 조직되어야 합니다. 화폐 발권력은 정부를 지탱하는 가장 큰 권한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짐바브웨처럼 발권력을 남용하면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지만 경기 침체를 해쳐나가기위한 양적완화등 통화량 조절을 통해 경기 유지를 할 수 있게 됩니다. 또한 국채 발행으로 경기를 일으킬 자금을 마련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추가 발행이 안되는 단일 화폐를 사용하게 된다면 사실 어떤 구조가 되어야 할 지 감이 잡히질 않네요. 정부에서 뭔가 경기 부양을 해야하는데 방법이 없어집니다. 이렇게 된다면 빈곤층에대한 복지 법안 등 사회를 위한 자금집행을 실행할 힘이 없어질 것 같네요.

어쨌거나 이런저런 이유로 현존하는 국가의 화폐를 모두 대체하는일은 벌어질 수 없습니다.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은 될 수 있어도 디지털 화폐가 될 수는 없다는 의견인 것이죠. 기본적으로 화폐란 가치가 안정적이어야합니다. 오늘 1비트코인이었던 서비스 가격이 내일은 0.5 비트코인이고 다음주에는 2비트코인이면 안되겠죠.

다음으로 최근의 급등이 사회적인 문제가 투영된 현상이라는 점입니다. 현재 비트코인의 20%는 한국인이 소유하고있고, 한국 거래소의 시세가 다른 국가의 거래소보다 시세가 높다고 합니다. 뉴스에서는 대학생, 청소년, 주부들까지 24시간 거래되는 비트코인에 빠져들었다고 보도하고있습니다. 제가 보는 우리나라의 비트코인 돌풍 현상은 극심한 양극화와 정해진 계층의 고착화에따른 무력감의 탈출구로 마지막으로 찾고 있는 것으로 봅니다.

물론 비트코인으로 큰 돈을 번 사람도 있을겁니다. 올 초에만 들어갔어도 10배가 넘는 수익이 났을테니까요. 하짐만 비트코인 자체가 가치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그 수익은 또다른 누군가의 돈으로 발생한 것 뿐입니다. 전통적 금융사기방식인 폰지사기처럼 처음 들어온 사람들에게 다음 사람이 수익을 만들어주고 또 다음 사람이 수익을 만들어주다 마지막엔 아무것도 남지 않는 것이죠.

아무튼 비트코인에 열광하는 계층에 대학생들이 있는것을 보면 대부분 이번생은 틀렸어라고 생각하다 로또 말고 비트코인으로 한방을 노려보자라는 것이 보입니다. 연초에 500만원을 넣었으면 그게 1억이 되었을테니 대학생 입장에서보면 엄청나게 큰 돈일겁니다. 마치 불법 스포츠토토처럼 24시간 베팅이 가능하니 중독성도 높을테구요.

옆에서 돈을 번다니 나도 벌 수 있다, 벌고싶다라고 생각하기도 할겁니다. 한마디로 비트코인의 미래나 가치 그런건 모르겠고 내 인생이나 한 번 역전해보자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고있습니다.

영원히 오르는 자산은 없습니다. 사실 비트코인이 자산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여러 사람이 돈을 주고 구매하고있으니 투자 대상으로는 인정해야겠죠. 하지만 언젠가 고점으로 인식되거나 투매가 발생한다면 비트코인 보유자들에게 남는게 뭘까요?

현재 비트코인 시가총액이 300조가 넘는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코스닥 시가총액으 260조 정도이고 삼성전자 보통주 시가총액이 330조 정도입니다. 삼성전자는 1년에 50조 넘게 벌어들이는 가치를 갖고있는데 비트코인은 어떻게 가치를 창출할지 궁금합니다. 다음 사람들이 300조짜리 비트코인을 400조로 인정해서 돈을 넣어주는 방법 뿐인데 전 거기에 동참하고싶진 않네요

투자는 언제나 본인의 선택에 따르는 것이니 각자 판단할 문제겠지만 운이나 요행을 바라고 투자한 것도 그 결과에대한 책임은 온전히 본인이 져야 한다는걸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